[SBC비즈니스모델] 젊은이여 해외로 가라

젊은이여 해외로 가라

 

 

요즘 젊은이들, 영어도 잘하고 컴퓨터에도 능숙하기 때문에 세계 어디 가도 통할 수 있다. 이미 전반적인 산업이 포화상태인 국내에서 치열한 경쟁 속에 뛰어들기보다는 두려움을 버리고 해외로 나가야 한다.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에 가면 성공의 기회가 널려 있다. 한국에 흔한 물건 중 현지엔 없는 물건만 찾아내면 큰돈 없이도 사업이 가능하다.

 

과감하게 해외로 나가 두 번의 실패 끝에 라오스의 1등 기업으로 자리매김하여 라오스 정부로부터 최고기업인상, 최고등급 공로훈장을 받은 오세영(48) 코라오그룹 회장의 성공스토리를 소개한다.

 

 

◇직장생활을 통한 경험

 

 

오 회장은 1988년 종합상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기업(起業)의 꿈을 품었다. 유럽 수출부서에 배치된 그는 책상 앞에 ‘3년 수출 경험, 3년 내수 경험, 이후 독립한다’는 문구를 붙여 놓고 일했다. 목표를 실현하려면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생각에 ‘가장 먼저 출근, 가장 늦게 퇴근’ 원칙을 지켰다.

 


“저녁 회식 후에도 사무실에 들렀다 퇴근하고 어김없이 6시30분쯤 출근했습니다. 괴짜 취급을 받았지만 윗사람 눈에 들었죠. 입사 2년차에 신사업 발굴팀으로 발령 났습니다. 여기서 베트남에 출장 다니며 연구하다 내 사업을 앞당겨 하게 됐어요.”

 

◇베트남에서의 실패

 

그는 90년 말 베트남 호찌민상공회의소 소개로 만난 현지 임가공업체와 손잡고 봉제 수출업에 뛰어들었다. 퇴직금 등으로 마련한 3000만원을 투자하고 기술지도를 하면서 해외 일감을 따왔다. 임가공업체가 직접 수출을 하니 수익이 크게 늘었다. 그렇게 1년 남짓 잘나가자 욕심이 생긴 현지인 사장이 배신을 했다. “내가 가진 기술이나 노하우가 특별한 게 없다고 본 것이죠. 결국 한 푼 못 건지고 회사를 정리해야 했습니다.”

 

◇두 번째 실패

 

그는 실패의 아픔을 딛고 93년 중개무역업에 나섰다. 말이 사업이지 베트남 거처에 전화·팩시밀리를 놓고 1인 회사로 출발했다. 당시 베트남 도로를 일제 중고차가 점령한 것을 보고 값싼 한국 중고차를 수입해 팔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의 판단은 적중했다. 중고차뿐만이 아니었다. 물자가 워낙 부족하다 보니 그에게 수입해 달라는 폼목이 쏟아졌다. 한국 대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하기 전이라 그는 ‘대한민국이 나의 생산공장’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온갖 제품을 수입해 팔 수 있었다. 캄보디아·라오스로 사업을 확대해 연간 거래규모를 1억 달러 넘게 키웠다. 하지만 무리한 확장은 위기를 자초했다. 베트남이 아세안에 가입하면서 자동차·기계 등의 중고품을 수입금지할 것이란 소식을 듣고도 무시한 채 수입을 늘려간 게 화근이 됐다. 결국 96년 사업을 접어야 했고, 다시 빈털터리 신세가 됐다.

 

◇다시 일어서다

 

참담한 실패를 두 번이나 한 그는 한국에 돌아올 수 없었다. 그는 이듬해 베트남보다 더 경제사정이 열악한 라오스로 가 재기에 도전한다. 다시 중고차 수입업을 시작했다. 역시 한국산 중고차는 인기리에 팔렸다. 그는 99년 큰 모험을 감행한다. 한 한국 대기업이 라오스 시니바켓에 자동차 공장을 설립했다가 외환위기로 매각하고 철수한다는 소식을 듣고 여기저기서 수억원의 빚을 내 인수한 것이다. 중고차 수입 관세는 100%지만 부품 수입 관세는 40%여서 한국산 중고차를 부품 상태로 들여와 현지에서 조립 생산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 사업 모델은 그에게 엄청난 수익을 안겨줬다. 이후 사업은 탄탄대로였다. 계열사도 하나 둘 늘려갔다.

 

◇한국증시 상장

 

오 회장은 21년 전 혈혈단신 동남아에 진출해 라오스에서 최대 기업을 일군 주인공이다. 지난해 코라오그룹 매출은 3억4000만 달러(약 3700억원). 라오스의 2009년 국내총생산(GDP)이 56억 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코라오의 비중을 가늠할 수 있다. 코라오는 자동차·오토바이 조립·판매업을 하는 코라오디벨로핑을 필두로 건설사·은행 등 6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특히 코라오디벨로핑은 지난해 11월 지주회사 코리아홀딩스를 통해 한국 증시에 상장했다. 오 회장은 인도차이나 반도로 사업을 넓혀나가 투명·신뢰 경영과 철저한 현지화 원칙을 지켜나감으로써 언젠가는 세계에 우뚝 서는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