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C금융컨설팅] 파생상품 세계금융위기 부른다

파생상품 세계금융위기 부른다

 

 

◇파생상품 (derivatives)이란?


통화, 금리, 주식, 신용, 실물 등 기초자산의 가치 변동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금융상품이다. 거래기법이나 기초자산의 복잡한 이합집산을 통해 기상천외한 상품들이 존재하며 본질적으로 고수익을 추구하는 대신 고위험이 수반된다. 한편, 파생상품의 지나친 개발로 인한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은 미국 발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예를 들면 최근 일반인들이 많이 접하고 있는 ELS도 특정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인데, 그 변동 폭에 따라 어떤 경우는 적금이자 보다 훨씬 높은 20~30%의 수익률을 보장해주지만, 반대의 경우 잘해야 원금 보장, 심지어 원금손실까지 감수해야 하는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파생상품은 주가지수뿐 아니라 환율, 금리, 원자재 가격 등을 기초자산으로 그 변동 방향에 따라 고수익을 가져다주기도 하고 동시에 원금 이하의 손실을 감수하기도 하도록 설계된 금융상품이다.

 

◇파생상품의 종류

 

구분

 

종류

설명

■ 기초자산에 따른 분류

금리, 통화, 주식 및 실물상품 등

■ 거래형태에 따른 분류

선도

(Forwards)

약정가격으로 장래의 특정일에 대상상품을 인수·도하기로 하는 장외거래를 말한다. 선도계약의 일종인 '선물환(forward exchange)'은 가장 전통적인 파생금융상품으로, 장래의 일정시점 또는 일정기간에 특정통화를 일정환율로 사거나 팔 것을 약정하는 거래이다.

 

선물

(futures)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장내거래상품. 통화, 금리, 주가지수 등을 대상으로 표준화된 계약조건으로 매매계약 체결후, 일정기간이 경과한 뒤에 미리 결정된 가격에 의하여 그 상품의 인도와 결제가 이루어지는 거래를 말한다. 선물거래는 표준화된 특정거래소에서 이루어진다.

 

옵션

(option)

장래 특정일 또는 일정기간내에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상품이나 유가증권 등의 특정자산을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현재시점에서 매매하는 거래. 옵션은 리스크를 매입자에서 매도자에게 전가하며, 옵션매도자는 리스크 부담을 대가로 매입자로부터 옵션가격(프리미엄)을 받는다. 옵션의 기본 유형에는 매도옵션(Put Options)과 매입옵션(Call Options)이 있다.

 

스왑

(swap)

두 채무자가 통화 및 금리 등의 거래조건을 서로 맞바꾸는 것. 외화차입비용 절감을 위해 통화를 서로 교환하는 통화스왑, 변동금리부와 고정금리부 이자지급조건을 일정기간 동안 서로 바꾸어 부담하는 이자율스왑 등이 있다.

 

■ 거래장소에 따른 분류

장내

(Exchange) 거래

가격 이외의 모든 거래요소가 거래소(증권거래소나 선물거래소) 의 규정에 의해 표준화되어 있어 시장에서는 가격만 결정되고 대금지급 등은 청산소를 통하여 정해진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계약. 청산기구를 통한 신용위험의 보증이 있기 때문에 계약불이행에 따른 신용리스크가 없다. 선물(先物) 등이 주로 장내에서 거래된다.

 

장외

(Over-The-Counter) 거래

고객의 특정한 요구에 따라 가격뿐만 아니라 계약단위, 상품의 품질, 인도시기, 대금결제방법 등 모든 계약조건을 쌍방간에 협의하여 결정하는 계약으로 선도(先渡)의 일종인 선물환과 스왑, 옵션 등이 주로 장외에서 거래된다.

 

청산기관이 개입하지 않기 때문에 계약불이행에 따른 신용리스크가 존재한다. 그러나 장외거래는 거래조건을 재량적으로 정할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의 재구성 및 전가가 용이하고 금융시장의 효율성이 증대하게 되어 거래소(장내)거래보다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파생상품의 두 얼굴

 

선물과 파생상품이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당할 정도로 악명 높게 됐다. 마치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 때와 비슷하다. 잘 쓰면 좋지만 잘못 사용하면 재앙이 되는 것이다.

 

<사례>

 

역사적인 주요 20개국(G20) 서울회의가 열리는 날에 서울 여의도 증시의 주가는 2.7%나 폭락했다. 이날 장 마감 직전 동시호가 때 한국도이치증권 창구에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1조6000억 원의 매물이 쏟아지면서 급락한 것이다. 종합주가지수가 무려 53.12포인트나 하락했다. 이날 외국인 순매도, 프로그램 순매도, 코스피200 옵션계약 물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시는 급락했지만 일부 폿옵션 투자자들은 대박을 터뜨렸다. 풋옵션이란 일정기간이 지나 약속한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다. 옵션에 따라 이날 최대 249배까지 수익이 났다.

 

◇파생상품 등장시기 및 규모?

 

1970년대 초 마이런 숄즈와 피셔 블랙이 개발한 '블랙 숄즈 옵션 가격 결정 모형'에 기초해서 옵션, 선물, 스왑과 같은 금융상품들이 개발되면서부터 파생상품이 본격 시작되었다고 본다. 특히 90년대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 결과 파생상품 시장은 전세계 GDP 의 10배에 달하는 약 500조 달러 규모로 커졌다.

 

◇미국금융위기의 주범 파생상품

 

Q> 미국 금융위기의 시작은 파생상품이 아니라 서브프라임 모기지라고 하는 주택담보 대출 부실이 커지면서 발생한 것 아닌가?

 

A> 그렇다. 2000년대 1% 수준의 초 저금리 상황에서 미국 국민들이 대량의 주택 담보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했고 이게 주택가격 상승을 부추겨 상당한 거품을 만들어냈다. 이 과정에서 상환능력이 없는 사람들까지 대출을 받아 집을 샀는데 이게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이다. 그런데 금리가 오르고 주택가격 상승이 멈추자 곧바로 상환능력이 없는 사람들로부터 상황이 연체되고 주택을 차압당하고 부실이 생기면서 모기지 대출업체들이 연쇄적으로 파산하는 사태가 지난해 발생했고 이게 지금의 금융위기를 일으킨 진원지가 되었다.

 

Q> 그런데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대출업체 파산에서 끝나지 않고 전체 금융위기로 번져간 원인이 파생금융상품에 있다는 말인가?

 

A> 그렇다. 파생상품이라는 게 개입되지 않았다면 미국의 주택담보 대출 부실은 대출자의 파산과 대출 금융기관의 파산으로 종결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주택담보 대출을 해준 금융기관들이 대출채권을 가지고 추가적인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이 채권을 유동화시켜 금융시장에 팔아 자금을 조달했다. 이 때 채권을 유동화 시킨 것이 바로 모기지담보부 증권이라는 MBS 증권, 즉 파생상품이다. 그리고 이 MBS 증권을 다시 조각을 나누고 조합하여 부채담보부 증권이라고 하는 좀 더 복잡한 CDO 파생상품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이들 파생상품의 위험 손실을 보장받고자 일종의 보험 상품인 CDS 라는 파생상품까지 만들어진다. 올해 1/4분기 기준 미국에서 발행된 주택 모기지 증권 규모가 6조 6천억 달러라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Q> 미국 주택담보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해서 만든 파생상품들이 전세계에 유통되었다는 것인데, 이게 왜 문제가 되나?

 

A> 파생상품의 기초자산, 즉 주택담보대출이 아무런 문제가 없으면 괜찮다. 그런데 기초자산이 부실화되면 파생상품의 연쇄고리를 따라 그 부실이 전파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사실 위험을 헤지하고자 파생상품을 설계한 건데 문제가 발생한 위험을 전염시키는 역할을 한 거다.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확산되자 이를 기초로 만든 모든 파생상품이 부실에 빠졌고 이를 쥐고 있거나 여기에 대출을 해준 전세계 모든 금융기관이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되었다.

 

거기에다가 이 파생상품을 주로 유통시켰던 헤지펀드들이 자기 자본의 몇 배에서 수십 배에 이르는 자금을 투자은행이나 상업은행으로부터 차입하여 파생상품을 유통시켰기 때문에 차입을 해준 대출기관들에게 손실이 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더욱이 거대 상업은행들이나 투자은행들이 고위험 파생상품 거래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자회사를 만들어 회계 장부 외 거래를 했다. 회계장부에 남지 않으니 손실규모 파악이 안되는 거다. 지금도 총 손실규모가 1조 달러니, 그보다 더 크니 하는 논쟁이 분분하다.



◇또 다른 금융위기 임박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 자산운용 회장이 "또 다른 금융위기가 임박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모비우스 회장은 2011.05.3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과거 금융위기를 유발한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또 다른 금융위기가 다가오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한 것은 늘어나는 글로벌 파생상품 규모와 이에 대한 규제 미비. 그는 "전 세계 파생상품의 규모는 500억달러를 넘어서며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10배만큼 커졌으나 이에 대한 규제는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거대한 규모의 파생상품 시장에서 서로 다른 방향의 전망과 투자가 이뤄지면 금융시장에 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아울러 금융위기를 초래한 미국의 대형 투자 은행들이 금융위기 이후 그 규모가 더 커진 점을 지적하며 `대마불사(too big to fail)`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