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C비즈니스모델] 동대문 상인에서 상장회사로

동대문 상인에서 상장회사로

 

1983년 동대문 평화시장에 `더베스트진`이라는 조그마한 옷가게가 생겼다. 가게 주인이 청바지를 직접 디자인하고 판매하는 가게였다. 동대문 주변의 여느 옷가게와 다를 바 없는 청바지 가게였다.

 

10여년이 지난 1995년. `더베스트진`의 영문 첫글자를 따 `TBJ`로 개명했다. 회사는 이때부터 성장가도에 오른다. 중저가 바지를 주력으로 생산하던 TBJ는 외환위기를 기회를 잡았고 다시 10여년 뒤에는 한 해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게 된다.

 

그리고 2000년 엠케이트렌드가 탄생했다. 엠케이트렌드는 TBJ가 지난 새롭게 바꾼 회사명이다. 그 사이 회사는 본사를 동대문에서 논현동 6층빌딩으로 옮기고 정부로부터 `글로벌 육성 브랜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리고 2011.06월 `성공의 증표`인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눈앞에 두고 또 한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청바지는 영원한 아이템

 

엠케이트렌드의 업력은 30년 가까이 되지만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낸 시기는 98년 IMF 외환위기 때였다. 로드숍에서만 의류를 판매하던 TBJ에 입점해보라고 백화점 측이 제안해 온 것이다.

 

당시 상당수 의류업체가 줄도산하면서 백화점에 입점업체가 부족해졌다. 그러자 백화점 측은 로드숍에서 매출이 괜찮던 TBJ가 백화점에서도 먹힐 것으로 생각했다. 몇개 지점에 TBJ가 입점했는데 반응이 괜찮았다. 외환위기로 지갑이 가벼워지자 중저가에 디자인이 좋은 우리가 주목받기 시작한 셈이다.

 

이후 TBJ는 단일 브랜드로 1000억원을 넘기고 엠케이트렌드로 개명한 뒤 신규브랜드 앤듀도 설립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호응이 오래가지는 않았다. 진입장벽이 낮은 중저가 의류시장에서 마루, NII 등 유사한 브랜드가 비온 뒤 죽순처럼 생겨나며 경쟁이 격해졌기 때문이다. 매출이 내리막을 걷는 상황에서 회사는 다시 결단을 내려야 했고, 그렇게 나온 고민의 결실이 히트상품 버커루’다.

 

처음 ‘버커루’를 구상했을 때 백화점 측에선 말렸다고 한다. 기라성 같은 외국브랜드가 장악한 청바지 시장에서 국내 업체가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청바지는 영원한 아이템"이라며 "더 이상 늦으면 국내 브랜드가 시장에 진입하기 어렵겠다고 판단해 과감하게 진출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난공불락으로 보이던 청바지 시장에서 리바이스를 제치고 업계 3위로 올라섰다. 매출은 1000억원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처음엔 ‘버커루’를 만류하던 백화점이 프리미엄진이 유행하던 2007년 무렵에는 "프리미엄 라인을 만들어 보라"고 역제안 해오는 상황까지 나왔다.

 

독특한 워싱기법과 한국인 체형에 맞춘 디자인으로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며 적절한 가격과 좋은 디자인은 엠케이트렌드의 핵심이라고 성공 비결을 밝혔다.

 

 

◆시장 점유율 5위

 

엠케이트렌드는 캐주얼 시장 업계에서 5위다. 점유율은 4.5%. 하지만 1위 이랜드가 26.8%로 압도적일 뿐, 2위와의 격차는 2%포인트 정도에 불과하다. 상황에 따라 언제든 뒤바뀔 수 있는 구조다.

 

회사가 거느린 하위 브랜드를 보면 가능성이 있다. 중저가 의류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TBJ`와 `앤듀`, 청바지 시장에서 게스, CK와 어깨를 겨루는 ‘버커루’가 엠케이트렌드의 산하에 있다. 이들의 매출 총합은 지난해 2114억원에 이르렀다. 올 1분기에는 이미 6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이 가운데 특히 효자노릇하는 브랜드는 ‘버커루’다. ‘버커루’의 지난해 매출은 871억원. 825억원이었던 TBJ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추이에서 엇갈린다. TBJ는 2002년 1000억원을 넘겼던 매출이 줄어든 상황이지만 2008년 매출 552억원이었던 버커루는 연 매출증가율이 20% 이상이다. 비록 업계 1, 2위인 게스, CK와 아직 격차가 있지만 20대 여성을 공략해 시장 순위를 뒤집는다는 계획이다.

 

◆한류 열풍 타고 美·中으로

 

이 같은 성장가도를 달려 온 엠케이트렌드는 상장 후 신규 브랜드를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해외에 눈을 돌릴 생각이다.

 

기업공개로 엠케이트렌드가 확보할 예상 자금은 250억원 안팎. 이 가운데 50~100억원을 새롭게 들여오는 브랜드 `NBA`의 마케팅에 투자할 계획이다. 미국 NBA와 정식으로 계약을 맺고 수입하는 것으로 세계 시장에선 아이다스가 판권을 쥐고 있다. 2013년까지 매출 500억원이 목표다.

 

동시에 엠케이트렌드는 미국, 중국 등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특히 중국시장에 강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08년 ‘버커루’의 중국지사, 2009년에는 홍콩법인을 세웠다. 아직 중국 내 매장 수는 10개에 불과하지만 오는 2013년까지 200개로 늘리는 게 목표다. 미국에서는 지난 2월 4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소매업체로부터 20만달러어치 물량을 수주하기도 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영국, 독일 등에서도 워싱에 대한 평이 좋다. 수출 목표액은 1000억원이다.

 

중국에서 한류열풍이 거세 한류 동반 마케팅을 전략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2015년 최종적으로 3개 브랜드가 선정되는 `글로벌 육성 브랜드` 사업에 뽑혀 정부와 공동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포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