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칼럼] 5·1 부동산대책 약발이 안 받는다

 

 

5·1 부동산대책 약발이 안 받는다

 

부동산시장의 격언 가운데 '정부의 정책에 맞서지 말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역대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같은 룰이 참여정부나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거의 통하지 않고 있다. 정부의 대책을 비웃듯 시장과 정책의 괴리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참여정부 시절 내놓은 각종 규제 대책은 정작 참여정부 때는 효과를 보지 못하다 이명박 정부 들어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각종 규제완화를 통해 시장 활성화에 나서고 있지만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욱이 이명박 정부는 가격안정과 거래 활성화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면서 대책이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일 정부는 '5ㆍ1 부동산대책'을 내놓고 서울과 과천, 5대 신도시(분당ㆍ일산ㆍ평촌ㆍ산본ㆍ중동)에 적용하던 1가구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요건 중 거주요건(2년 거주)을 폐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시장 반응은 예상외로 덤덤했다. 정부가 양도제 면제요건 중 거주요건 손질 카드를 꺼내든 것은 의외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의 직접적인 배경이 '향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 상실'임을 감안할 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평가다.

 

강세시장에서 양도세 요건 강화는 악재가 되지 못하고, 약세시장에서 양도세 요건 완화는 매도량을 증가시켜 오히려 악재로 작용한다. "분명 호재긴 한데 워낙 시장이 잠잠한 상황이라 약발이 얼마나 먹힐지…." 시장의 반응이다. 이번 대책은 ‘거주요건 폐지’라는 그 동안 주택시장의 발목을 잡았던 문제를 제거했다는 측면에서는 의외의 호재인 것은 틀림없지만, 향후 집값이 오른다는 확신 없이는 오히려 매물만 증가시키는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주택시장의 강세는 투자적관점에서 이루어졌다. 아파트, 특히 재건축대상 아파트가 주택시장의 강세를 주도해 온 것이다. 그러나 재건축대상 아파트의 세입자비율은 60% 안팎이다. 이는 대부분의 투자자가 투자 목적으로 융자를 받아 구입하고 전세 또는 월세를 주고 있기 때문에 양도세 거주요건완화는 매도매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욱이 거시적 관점에서 주택시장의 패러다임이 소유(투자)개념에서 주거개념으로 중대형에서 소형으로 다인가구에서 1~2인 가구로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 아울러 젊은 세대의 가치관 변화도 함께 작용하고 있다. 내집마련에 집착하기보다는 삶의 질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노후준비가 미약한 베이비붐세대가 유일한 재산인 집을 처분하여 노후를 대비해야하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도 수도권의 주택 실수요자는 많이 있다. 그러나 이미 수도권의 주택가격이 너무 높아 실수요자들에게는 아파트를 구입할 구매력이 없다. 아울러 주택가격의 상승을 예상하여 무리하게 주택을 구입한 실수요자들마저 한계점에 와 있기 때문에 매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한옥 지역의 가격은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리고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등 수익형(임대형)부동산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종전의 아파트 특히 재건축대상 아파트 위주의 투자에서 투자대상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일시적 변화라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주택시장의 큰 흐름의 변화로 받아들여야 한다.

 

<정부의 5.1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의 시장의 흐름과 전문가의 전망>

 

언론가관

전문가

전망

매일경제

개포동 남도공인 L대표

"개포주공 단지의 경우 노후된 재건축 아파트이다 보니 소유자들이 집을 전세 주고 다른 곳에서 전세로 생활하는 사례가 많다"며 "양도세 면제 시 거주요건 폐지로 현금 확보를 위한 매물이 대거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J중개업소 대표

"안전진단을 통과했지만 거래가 죽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은마아파트 역시 하락 장세가 길었던 만큼 거주요건 폐지가 얼마나 영향을 줄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과천 우리공인 Y대표

"매물로 나온 집들이 지금도 꽤 많다"며 "거주요건 완화로 매물이 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이렇게 되면 시세가 더욱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과천 일대 주택가격이 2006년 말에서 2007년 초 최고점을 찍은 후 줄곧 하향세를 탄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2006년 이전에 집을 산 정도가 돼야 이번 정부 방침에 따른 혜택을 볼 수 있을 만큼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했다.

 

서현역 인근 K공인 관계자

"분당은 선거 이후 매수 문의가 다소 늘기는 했지만 대세라고 하기는 역부족"이라며 "그간 회복세가 워낙 더딘 탓에 5ㆍ1 부동산대책에 대해서도 주택 수요자들이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

"이번 대책은 양도세 면제조항 중 거주요건을 없애는 등 의외로 파격적"이라며 "하지만 현재 시장 침체는 향후 집값이 오를지에 대한 기대치가 낮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번 대책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파이낸셜

뉴스

서울 대치동 M공인 관계자

"(오늘은)매수 문의전화가 한 통도 없네요.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정책이 발표되면 다음 날 아침부터 전화가 끊이지 않는데 오늘은 잠잠하네요"

"일반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정책이 발표되면 아침부터 문의전화가 끊임없이 이어지는데 이번에는 한 통도 없다"며 "당분간은 관망세를 보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에 제한적이지만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경기 과천시 원문동 O공인 관계자

"매도문의는 몇 차례 있지만 매수문의는 전혀 없다"며 "매수세는 없는 상태에서 물건이 쌓이면서 당분간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분당신도시의 F공인 관계자

"지금은 잠잠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2년 거주 요건에 묶여 있던 물건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다만 물건 증가가 가격 추가하락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거래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구 잠원동의 O공인 관계자

"양도세 부담이 없어지면서 호가를 낮춘 물건들이 등장해 단기적으로 가격하락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재빠른 투자자들은 호가를 낮춘 물건을 가족명의로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강남권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치동 D공인 관계자

"워낙 시장이 침체해 있어서 2년 거주요건 폐지만으로는 시장을 회복시키기 힘들어 보인다"며 "특히 강남권 주택소유자 중 대부분이 다주택자이기 때문에 이번 정책으로 당장 거래가 활기를 띠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치동 S공인

관계자

"집값 상승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누가 집을 사려고 하겠느냐"면서 "지금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가격 회복에 대한 심리가 살아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를 위해서는 "DTI 규제 완화와 다주택자 양도세 경감 등 보다 실질적이고 핵심적인 시장살리기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설경제

김동수 한국주택협회 실장

“전반적으로 볼 때 유동성 부족 현상을 겪는 업체들을 지원하고 거래 활성화를 막는 불합리한 제도를 폐지해 주택사업 추진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동안 시공사가 온갖 보증을 다 서면서 주택사업의 위험부담을 혼자 떠안았는데 공공택지를 PFV에 전매할 수 있게 되면 위험과 이익을 다 같이 배분할 수 있게 된다”며 “공공택지내 주택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선덕 건설산업

전략연구소 소장

“그동안 거주요건 때문에 집을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며 “비거주자에 대한 ‘출구전략’을 제공하면서 신규 주택 구매수요가 늘어나 장기적으로 부동산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

“서울과 1기 신도시에만 거주요건 제한이 있어 신규 투자나 처분에 애로를 겪고 있는 사람이 많았다”며 “서울, 1기 신도시의 매물이 늘어나겠지만 투자 수요도 늘어나 거래는 활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WOW-TV NEWS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

"1가구 1주택 실수요 경우 비과세 요건이 완화됐기 때문에 실수요자의 투자나 유입인구가 다소 늘어날 것..특히 가을에 전세시장 움직이거나 매입수요가 시장에 진입할 경우 거래활성화에 효과가 있을 것"

 

박원갑 부동산1번지 소장

"지금의 부동산 부실문제는 주먹구구식 PF 대출이라는 문제와 맞물려 있다..이런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기에는 여전히 시간이 많이 필요..후속대책이 충분히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주택협회

"유동성이 부족한 업체들을 지원하고 불합리한 제도가 폐지되면서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며 환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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