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C비즈니스정보] 세계경제 위험국면 진입, 한국경제 위기지표 경고


세계경제 위험국면 진입, 한국경제 위기지표 경고

 

 

◇ 미국·유로존 모두 '경기후퇴'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 등 유럽의 재정위기와 미국의 더블딥 우려 등으로 불안감이 고조되는 세계경제에 대해 '새로운 위험국면(a dangerous new phase)에 진입해 있다'고 진단했다. IMF의 이같은 표현은 '경기침체 가능성' 등과 같은 기존 세계경제 진단에서 한발 더 나아가 세계경제가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 있음을 직접적으로 경고한 것이다.

 

IMF는 2011. 09. 20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전 세계경제 상황이 몇달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취약한 상태로, 내년에도 성장폭은 아주 낮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 한국성장률 4%로 하향

 

IMF는 올해 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11. 6월 보고서에서 발표한 4.3%에서 4.0%로 하향조정했다. IMF는 최근 유로존의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기침체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확대시킴으로써 신흥경제국가들을 비롯한 여타 국가에도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도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와 IMF·세계은행 연차총회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2011. 8월 상황은 (유로 위기가) 신흥권으로 이미 전이되기 시작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그는 "새롭고 더 커진 위험이 어렴풋이 보이고 있다"면서 "시장이 주저앉고 비즈니스 신뢰가 추락하면 이것이 개도권 투자와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MF 보고서는 "하방리스크 시나리오에 따르면 유로지역과 미국은 다시 경기후퇴(recession)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0%로 2011. 6월 보고서(4.5%)보다 0.5%포인트 하향 조정됐으며, 일본은 올해 -0.5%에서 내년 2.3%로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IMF는 밝혔다.





◇ 위기지표들 경고음…"금융위기 진입"

 

이탈리아의 신용등급 강등 파문으로 코스피가 하락하고 환율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권에 이미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각종 징후가 금융시장 전반에 나타나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이 연일 급등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에 근접했고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은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가산금리는 2011. 3월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국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년4개월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 환율 고공행진…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현재 원ㆍ달러 환율(2011. 09. 20일 기준 1,148.4원)은 2008년 9월 리먼 브러더스 파산 당시(1,160원) 수준에 가깝다.

 

최근 환율은 그리스의 구제금융 신청 당시인 작년 4월 1,104원과 아일랜드가 구제금융을 요청한 같은 해 11월 1,142.3원을 모두 웃돈다.

 

최근의 원ㆍ달러 환율의 가파른 상승과 변동성 확대는 유럽의 재정 문제가 2008년과 같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했다.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환시장 참가자들 사이에 외화유동성 경색에 대한 우려가 큰 것 같다. 단기적으로는 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고환율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한국의 외환 건전성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개선된 점, 경상수지가 흑자 기조를 유지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환율 상승 속도는 조절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외국인 자금 '썰물'…위험지표↑

 

국내 금융시장에서 유럽을 중심으로 한 외국계 자금의 이탈도 심상치 않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2011. 09. 01부터 20일까지 1조2천726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중 유럽계 자금은 7천560억원을 차지한다.

 

같은 기간 채권시장에서 유럽계 자금은 9천579억원을 순유출했다. 영국이 6천796억원, 프랑스가 2천185억원의 자금을 각각 빼갔다.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외국인은 2008년 9월 채권시장에서 4조6천억원을 순투자했다가 10월 4조2천억원 순유출로 돌아선 뒤 11월 8천억원, 12월 5천억원어치를 각각 팔아치웠다.

 

 

◇ 채권 금리도 급등

 

국고채 3년물과 5년물 금리는 최근 1주일새 0.20%포인트 급등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리먼 브러더스 파산 직후 국고채 금리는 폭등했다. 이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하향조정하고 나서야 내림세로 접어들었다.

 

 

◇ 각종 위험관련 지표도 위기 신호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한국정부 발행 외화채권에 대한 5년 만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2011. 09. 20일 현재 159bp(베이시스 포인트.1bp=0.01%)로 2010년 5월25일 173bp 이후 1년4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를 내더라도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보장한 파생상품으로 위험도가 높아질수록 프리미엄이 커진다.

 

2014년물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가산금리는 195bp로, 2011년 3월30일 196bp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외평채 가산금리란 국제금융시장에서 유통되는 한국 정부 채권의 수익률을 나타내는 지표로서 대외 신인도가 개선될수록 낮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