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C비즈니스정보] 집값 바닥인가 폭락인가?
집값 바닥인가 폭락인가?
부동산(집값) 문제는 온 국민에게 민감한 사안이다. 부동산 문제가 한국 경제 전반에 암세포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유럽 발 재정 위기에서 비롯된 세계 금융시장 불안은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의 전망을 한층 어둡게 만들고 있다.
향후 집값은 오를까 더 떨어질까.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판이하게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선 아파트 값이 이미 바닥을 쳤으며 연말쯤 상승할 거라는 관측이 있는 반면, 2~3년 내에 오르기는 어렵고 중장기적으로 20년 전 충격적인 부동산 버블 붕괴를 겪은 일본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찮게 제기된다.
작금의 한국 경제가 힘을 잃고 있는 배경에는 세계 경제 침체 등 외부적 요인이 크지만 대내적으로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1970년대 이후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은 부동산 경기의 활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지만 이젠 정반대가 됐다. 집값 하락과 내수 침체가 연동되면서 굳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부작용으로 우리 경제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 자산의 80%는 집값 즉 부동산이다. 이 수치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런 구조적 문제 탓에 부동산 경기는 민간 소비심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부동산시장의 장기 불황은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고, 집값이 하락할수록 가계는 비명을 지르게 된다. 특히 대출을 끼고 어렵게 자기 집을 마련한 가계의 경우엔 공포심 그 자체다. 서민들은 조금이라도 싼 전셋집을 찾아 수도권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
◇‘부동산 불패 신화’ 더 이상 없다
1970년대 이후 우리 사회에서 굳건하게 자리 잡았던 ‘부동산 불패 신화’가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근본 원인으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을 꼽는다. 부동산 경기는 2007년까지 호황에 속했다. 이 기간 동안 건설사들은 경쟁적으로 중대형 아파트를 지었다. 전혀 수요 예측을 못한 상태에서 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왔고, 이 때문에 아파트는 짓기만 하면 팔린다는 등식이 깨졌다는 것.
현재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2만7천여 가구에 달한다. 전국적으로는 총 6만8593가구이며 지방의 경우 미분양 아파트 수가 2개월 연속 감소하는 추세다. 이런 수치를 들어 국토부는 향후 주택 매매 수요가 늘어나고 전세값도 안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도 전세값이 급등해 연말쯤 집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낙관하기는 이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보고서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의 분석 결과를 보면 향후 한국 부동산 경기가 회복은커녕 지금보다 더 침체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OECD는 주요 회원국의 집값을 전망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한국의 부동산시장과 관련해 “금융위기 이후 반짝 반등세를 보인 후 침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집값은 2012년 말까지 계속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세 대란, 부동산 버블 붕괴 전조?
부동산 전문가 중에는 집값이 현재보다 반토막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이도 있다. 선대인씨가 대표적인 인물로, 그는 “요즘 극심한 전세대란은 부동산 거품 붕괴의 전조”라고 경고한다. 선대인씨는 “전세대란은 정부가 추락하는 주택가격을 억지로 떠받치면서 나타난 부작용의 결과다. 지난 2~3년간 정부는 온갖 부동산 부양책을 쏟아냈지만 집값은 거의 오르지 않았다. 이제 정부는 부동산 경기 부양에 매달릴게 아니라 부동산 버블 붕괴가 가져올 위험성에 대처하는게 더 현명하다.”라고 주장한다. 즉 20년 전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 같은 대폭락 사태가 닥쳐 나라 경제 전체를 망치기 전에 연착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선대인씨의 주장과 맞물려 최근 일본 유력 경제지의 보도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최근 ‘한국, 무너지는 부동산 신화’ 제하의 기사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침체 국면에 빠진 한국의 부동산시장이 90년대 일본의 부동산 버블 사태와 닮은꼴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강남 집값 고점대비 40% 떨어져
금융위기의 공포가 빠르게 퍼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폭락세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 1997년 환란과 2008년 리먼사태에서는 강남의 고가주택들이 폭락하며 위기의 징후들이 재앙으로 터져나왔다. 작금의 상황도 비슷하게 돌아가고 있다.
한국의 국가 부도 위험은 최근 주요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강등된 프랑스보다 높아졌으며, 원ㆍ달러 환율은 리먼 파산 당시보다 더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주가 역시 폭락장세를 면치 못해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 시장이 휘청거리며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최고 대비 40%나 폭락하는 등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시세가 지난달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하락으로 주춤하더니 추석 연휴 이후 본격적인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유럽발 재정위기로 1년2개월 만에 코스피 1700선이 무너지면서 부동산 거래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조짐을 보인다.
‘미니 신도시’급 재건축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서울 강남 개포 주공아파트는 2009년 최고가격과 비교하면 최고 40%까지 가격이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13억8천만원을 찍었던 개포 주공 1단지 56㎡는 지난달 10억1500만원으로 떨어졌다가 지난주 9억6천만원까지 하락했다.
가격대가 높은 다른 강남권 단지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역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잠실 주공 5단지도 추석 이후 거래가격은 상반기보다 1억원 이상 내려갔다. 집값이 비싼 서초구와 강동구, 양천구 목동 등지에서도 대출을 끼고 아파트를 산 투자자들이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최근 들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집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 각 지역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뜨거운 감자, 집값 어떻게 될까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발 금융쇼크가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 상반기 미국 집값은 2009년 이후 최대치인 9% 폭락했다. 로버트 실러 미국 예일대 교수는 “앞으로 5년 내에 미국 집값이 10~25% 더 떨어지고 최악의 경우 20년간 장기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도 주택 거품이 붕괴되면서 IMF 구제금융을 받는 아일랜드는 올 상반기 집값이 15%나 떨어졌다. 가까운 이웃 일본 역시 1990년대 ‘잃어버린 10년’을 겪으면서 집값 폭락을 경험한 바 있다.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서울, 수도권 아파트 거래는 뚝 끊긴 지 오래고 전셋값은 정부 대책에도 아랑곳 않고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서민들의 내집마련 꿈은 점차 멀어지는 모습이다. 과연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이대로 주저앉는 것일까.
<매경이코노미 전문가 설문조사결과>
◇유럽 경제위기·금리인상 우려 여전
전세난으로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치솟고 있지만 매매 수요로 이어지긴 어렵다.
주택 공급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매매시장 선행지표인 경매시장에도 아직까지 찬바람이 불고 있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2011년 1월 82.1%였으나 8월에는 79.4%까지 내려갔다. 연립, 다세대주택 낙찰가율도 8월 들어 74.6%까지 급락했다.
◇향후집값전망 비관적이 대세
향후 주택시장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2012년 하반기까지 침체를 면치 못할 것이란 의견이 있는가 하면 2012년 1분기를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전문가들은 전셋값은 계속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예상한다. 집을 사지 않고 전세에 머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전세 수요는 늘어나고 공급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삼성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원 등 민간 경제연구소도 대부분 내년엔 국내외 경기 침체에 따라 주택시장도 회복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예컨대
유럽 금융위기 등 국내외 경제 변수를 얼마나 심각하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전망이 달라진다.
이런 비관적인 전망과 달리 주택시장이 곧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택산업연구원, 건설전략산업연구소 등은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2012년 1분기를 지나면서 서울ㆍ수도권 주택 시장이 다시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연구소의 전문가들은 일단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이 국내 주택시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본다.
전문가 |
진단 |
김광수경제연구소 선대인 부소장 |
“요즘 극심한 전세대란은 부동산 거품 붕괴의 전조”라고 경고한다. “전세대란은 정부가 추락하는 주택가격을 억지로 떠받치면서 나타난 부작용의 결과다. 지난 2~3년간 정부는 온갖 부동산 부양책을 쏟아냈지만 집값은 거의 오르지 않았다. 이제 정부는 부동산 경기 부양에 매달릴게 아니라 부동산 버블 붕괴가 가져올 위험성에 대처하는게 더 현명하다.”라고 주장한다. |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 |
“연말에는 사정이 나아질 기대가 있었는데 증시 폭락이 찬물을 끼얹었다”며 “투자 분위기가 급속히 가라앉아 관망세로 돌아선 데다 전세난 때문에 매매로 돌아서던 실수요자도 앞으로 움직임을 보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우리은행 안명숙 부동산팀장 |
“유럽 경제 위기가 쉽게 해소되기 어렵고, 거시경제 상황은 불투명해 집값 상승 기대감이 꺾인 상태”라며 “아무리 빨라도 내년 상반기 이전까지 회복세로 돌아서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투모컨설팅 강공석 사장 |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등이 내년부터 입주량이 늘어나면서 전세 불안을 해소하는 데 어느 정도 기여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1~2인 가구가 아닌 3~4인 가족들이 머물기 위한 전세 부족 현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매매가 대비 전세 비율이 60%선을 넘어도, 주택 구매 수요는 전혀 살아나지 않고 있다. 보금자리주택 등 보다 저렴한 아파트 공급에 대한 기대가 있고, 주택을 구매할 여력이 없는 계층이 많아 시장 회복은 더딜 것”이라고 내다봤다. |
삼성경제연구소 |
2012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3.6%로 올해(4.0% 전망) 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주택 건설 시장 규모는 가계대출 규제 강화, 미분양 적체가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9.3%나 하락할 것으로 관측했다. |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 |
“우리나라 주택 시장은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었지만 일정기간 급락하긴 했어도 일본이나 미국처럼 붕괴되지는 않았다”며 “우리 주택시장은 전세비중이 높고 집주인의 자기자본 비율도 커 선진국처럼 금리가 오른다고 투매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김 소장은 “금융시장 불안이 오래간다면 재건축이나 수도권의 고가 아파트 시장은 당분간 침체될 수밖에 없겠지만, 주택 수급 조건을 고려하면 2013년까지 주택 공급이 많이 줄어들 전망이므로 중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
“미국, 유럽발 금융위기 충격이 있어 수도권 거래량이 급속히 늘지 않고 있다. 특히 서울시 부동산 흐름이 중요한데 10·26 서울시장 재보선 이후 새로운 시장이 주택경기 회복에 호의적이지 않다면 연말까지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2002년 이후 대체로 80% 이상을 유지했는데 최근 80% 이하에서 맴도는 건 이례적이다. 그동안 주택시장이 바닥에서 탈출한 경험으로 볼 때 적어도 3개월 이상 낙찰가율이 수직 상승해야 바닥이라고 단언할 수 있어 지금 낙찰가율로는 바닥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향후 2~3년 내 수도권 신도시, 보금자리주택 등의 입주물량이 대거 예상돼 있어 주택 시장이 더욱 침체될 우려가 있다” |
남영우 나사렛대 부동산학과 교수 |
“지방은 이미 바닥을 치고 상승세를 탔지만 수도권은 입주량 감소와 전세가격 상승에도 회복 기미가 나타나지 않았다. 지금은 2007년 이전의 가격 상승에 대한 조정과정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
주택산업연구원 김덕례 연구위원 |
“현재의 아파트가격 하락세는 최근 유럽재정위기 요인이 가세되었기 때문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나,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가격하락폭과 하락 시기를 고려해 본다면 추가적인 가격조정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 연구위원은 “전국적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하고, 미분양은 감소하고 있다”며 “수도권에서도 서울과 경기도의 주택값은 이미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세를 유지하는 상황으로 바닥을 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방 주택시장은 이미 회복세를 지나 과열양상이며, 서울ㆍ수도권시장도 올 4분기나 2012년 1분기 정도에 저점을 통과하고 가격 하락폭이 둔화되는 조정기를 거치면서 2012년 3∼4분기경 본격적인 가격 상승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고종완 RE멤버스 대표 |
“2001년 이후 2006년 말까지 5년간 우리나라 집값이 장기 상승 국면을 탔고 2007년부터 현재까지 4년 이상 충분한 하락조정을 거쳤다. 그동안 집값 거품이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올해부터는 새로운 상승 사이클의 출현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사이클과 거래량 등 선행지표 움직임을 보면 주택시장은 2010년10월경 바닥을 찍고 현 시점은 회복 초기단계다. 주택거래량이 회복세를 탔고 부동산 소비심리지수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아파트 미분양이 줄어드는 등 선행지표가 좋아지는 움직임”이라고 판단했다. |
김재언 삼성증권 부동산전문위원 |
“지방은 광역시를 중심으로 매매가와 전세가가 모두 상승세고, 수도권은 재건축을 제외하곤 대부분 아파트가 횡보 내지 소폭 상승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전반적으로 바닥을 쳤다”고 진단했다. |
정봉주 하나은행 부동산팀장 |
“비록 부동산 경기가 침체됐지만 1년 이내에 부동산 비중을 축소시키기는 어렵다. 비중을 줄이려면 부동산 거래가 잘 이뤄져야 하는데 임대사업자 혜택이 더욱 많아진다면 오히려 부동산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부동산을 쉽게 매각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 진단했다. |
투모컨설팅 강공석 대표 |
“베이비부머 은퇴세대는 노후 수익을 기대하는 수익형 상품인 상가,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토지시장에 대해 갈수록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응답했다. |
최재원 유로통상 상무 |
“부동산 자산가치 상승 기대보다는 수익성이 더 중시되는 분위기다. 상권이 활성화되고 임차인이 늘어나는 곳에 투자하는 수요가 늘 것”이라 예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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